Grant Maxwell, 『The Philosophy of Isabelle Stengers』
서론 요약최종덕 정리(이 글은 전방욱 선생님이 주관하시는 스탱게르스 철학 독회 모임인 "Cosmo-gourmetics"에서 공부한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Introduction: “An Unfaithful Heir to Whitehead and Deleuze” 1. 서론의 중심 문제Maxwell은 스탕게르의 40여 년에 걸친 방대한 작업을 하나의 철학적 계보와 문제의식 속에서 파악한다. 스탕게르의 연구는 과학, 정신분석, 생태학, 젠더, 기후변화, 자본주의, 의학, 애니미즘, 주술 등 매우 넓은 영역을 가로지르지만, 그 중심에는 ‘구성주의(constructivism)’와 ‘실천들의 우주정치적 생태학(cosmopolitical ecology of practices)’이 있다. 그 목적은 서로 환원될 수 없는 실천들의 상이한 요구와 의무 사이에서 외교적 협상을 통해 언제나 잠정적이고 위태로운 평화를 제작하는 것이다 (p. 1).2. 구성주의: 실재는 발견도 허구도 아니다스탕게르의 구성주의는 고정된 초월적 실재를 전제하는 입장과, 실재를 사회적·권력적 구성물로 환원하는 입장을 모두 피한다. Maxwell의 표현에 따르면 실재는 ‘과정의 실제적이지만 가변적인 조건과 제약’ 속에서 서로 다른 존재자와 행위자들이 형성하는 관계적 협상이다. 따라서 ‘구성되었다’는 것은 ‘임의적으로 만들어졌다’는 뜻이 아니다. 구성은 언제나 실재가 부과하는 조건과 제약에 응답하면서 이루어진다 (p. 2).다시 강조하지만 스탱게르스의 '구성'이란 사회구성주의에서 말하는 구성이 아니라 화이트헤드가 말하는 과정적 실재가 생성되는 구성이다.3. 화이트헤드와 들뢰즈의 ‘불충실한 상속자’이 책은 스탕게르를 스피노자, 라이프니츠, 윌리엄 제임스, 베르그손, 화이트헤드, 들뢰즈, 가타리의 철학적 계보 안에 위치시킨다. 그중에서도 들뢰즈와 화이트헤드가 가장 결정적이다. 스탕게르는 들뢰즈의 철학을 자신이 철학자로 형성된 ‘시험장(testing ground)’으로 표현했고, 철학을 ‘개념의 창조’로 이해하는 태도를 들뢰즈에게서 배웠다 (p. 2). 그러나 그녀는 들뢰즈의 충실한 해설자가 아니다.‘불충실한 상속자(unfaithful heir)’라는 말은 바로 이 점을 가리킨다. 스탕게르는 선행 철학자의 개념을 그대로 반복하지 않고, 그 개념을 느리게 만들고, 다른 환경으로 옮기며, 다른 개념적 제약들과 접속시키고, 필요하면 선행자를 비판한다. 즉 상속은 보존이 아니라 변형과 연장의 과정이다 (p. 3).4. 화이트헤드와 들뢰즈를 서로를 통해 사유하기스탕게르는 처음부터 ‘들뢰즈를 화이트헤드와 함께, 화이트헤드를 들뢰즈와 함께’ 사유했다고 말한다. Maxwell은 이 관계를 단순한 ‘영향(influence)’보다 ‘문제적인 근접성(problematic proximity)’으로 이해한다. 스탕게르는 들뢰즈·가타리·화이트헤드가 개척한 철학적 영토를 단순히 확장하기보다 그들의 사유 사이의 틈새(interstices)에서 작업하며, 그 개념들을 자신의 손에 맞는 도구로 변형한다 (pp. 3–4).5. 철학은 논쟁의 승리가 아니라 개념의 창조이다스탕게르와 들뢰즈에게 철학은 서로의 입장을 공격하고 방어하여 승패를 가리는 논쟁이 아니다. 그러한 논쟁은 새로운 개념을 기존의 이항대립으로 환원하고, 개념이 성장하는 데 필요한 정동적·상상적 조건을 파괴할 수 있다. 이에 맞서 철학은 새로운 개념을 창조하고, 그 개념을 통해 새로운 지각 가능성을 만들어내는 활동이다 (p. 5).새로운 철학적 개념은 일상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언어를 새로운 방식으로 작동시킨다. Maxwell은 이를 화이트헤드의 ‘관념의 모험(adventure of ideas)’과 들뢰즈·가타리의 ‘마녀의 비행(witch’s flight)’에 연결한다 (p. 5).6. ‘함께 사유하기(thinking with)’의 방법Maxwell 자신도 스탕게르를 단순히 해설하거나 가장 정확한 해석을 제시하려 하지 않는다. 그의 목적은 스탕게르의 사상을 충실하게 요약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녀로부터 그리고 그녀와 함께 사유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스탕게르의 방대한 과학사적 논의를 모두 재현하기보다 그 속에서 형성되는 철학적 개념들을 추출하여 전체 사유의 궤적을 드러내려 한다 (p. 6).7. 과학도 하나의 ‘실천’이다스탕게르에게 과학은 다른 모든 실천을 판단하는 초월적 심판자가 아니라 여러 특수한 실천(singular practices) 가운데 하나이다. 과학적 실천의 구성 과정을 드러내는 것은 과학을 부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근대성이 비합리적이라고 배제해온 비근대적(nonmodern) 실천을 다시 검토할 공간을 열기 위한 것이다. 이 때문에 애니미즘, 주술, 마법, 샤머니즘, 연금술 등이 철학적으로 다시 문제화될 수 있다 (p. 7).8. 이항대립을 ‘문제화하고 다시 구성하기’Maxwell이 강조하는 스탕게르의 특징은 기존 개념을 단순히 비판하거나 폐기하는 데 있지 않다. 스탕게르는 어떤 개념이 지나치게 단순하고 환원적이라고 판단되면 그 개념을 반복해서 문제화하고(problematicize), 해체하고(dissolve), 더 미세하고 복잡한 층위에서 다시 구성한다(reconstitute). 이러한 작업은 과정의 복잡성에 더 적절하게 응답하는 개념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p. 7).9. 비근대적 실천의 회복과 ‘잠정적 평화’스탕게르의 중요한 공헌은 근대적 실천들 역시 ‘구성된 것’임을 보여줌으로써, 근대가 배제한 비근대적 실천들의 효력을 다시 생각할 공간을 열었다는 데 있다. 다만 Maxwell은 스탕게르 자신이 애니미즘·주술·마법 등을 장기간 직접 탐구하기보다는 후속 사유가 그것들을 탐색할 조건을 마련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pp. 7–8). 그녀의 철학적 태도는 갈등을 제거하거나 한쪽의 승리로 끝내기보다 ‘갈등(conflict)을 대비(contrast)로 변환’하는 데 있다 (p. 8).10. 책 전체를 조직하는 네 개의 개념군Constructivism (1장) 실재를 고정된 토대나 사회적 허구가 아니라 조건과 제약 속 관계적 구성으로 파악Peace Fabrication (2장) 이질적이고 충돌하는 요구들 사이에서 잠정적인 공존 가능성을 제작 Resistance to the Present (3장) 자본주의·기후변화·젠더·의학 등 현재의 질서와 그 이항적 위계에 저항 Reclaiming Nonmodern Practices (4장)애니미즘·주술·샤머니즘·연금술 등 근대가 배제한 실천을 다시 사유 11. 화이트헤드와 들뢰즈의 과정적·다원적 사유를 수용하지만thinking with 거기에 머물지 않고 '구성"과 "실재"를 화해시킨다. 화해는 그냥 합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요구와 의무의 조건을 수행한다. 하나의 보편적 기준으로 다른 실천을 재단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한 스탱게르스의 의도이며 , 그 사례로 근대적 이항대립에 대한 저항과 비근대적 실천의 회복을 시도한다. 차이를 제거하지 않는 ‘잠정적 평화’의 제작fabrication이라고 표현한다. 다시 말해서 스탕게르의 철학은 서로 환원될 수 없는 차이를 제거하지 않은 채, 각 실천의 요구와 제약에 응답하면서 관계와 공존의 조건을 구성하는 철학이다.이 책 서지
Grant Maxwell, The Philosophy of Isabelle Stengers, Edinburgh University Press, 2026,
Introduction: “An Unfaithful Heir to Whitehead and Deleu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