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이란 무엇인가?-1편 후쿠시마 오염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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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이라는 말의 뜻은?


과학적이란?

앞뒤, 전후 사건들 사이에 어떤 인과관계가 있으며 그 인과관계를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 근거를 보편적으로 제시할 수 있다면 그런 조건의 인과관계를 “과학적”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인과관계란?

원인과 결과 사이의 관계가 단순하며 직접적인 가까운 근접 인과관계가 있고, 복잡하고 간접적이며 멀고 우회적인 복합 인과관계도 있다.


과학적이기 위해 필요한 증거란?

① 예를 들어 (x+y)2 = x2 + y2 +2xy 라는 수학식을 증명하기 위해 기존 진리로 인정받은 피타고라스 정리를 사용하고, 그 피타고라스 정리를 증명하기 위해 유클리드 증명을 사용하는데, 이런 방식의 근거 제시를 수학적 증명이라고 한다.

② “모든 백조는 희다”라는 명제의 과학성을 제시하기 위해 어느 조류학자가 지구의 많은 백조 서식지를 찾아다니며 수많은 백조를 일일이 조사한 결과 ‘모든 백조가 희다’라는 관찰명제를 만들었다면 그런 관찰명제를 귀납적 증거라고 한다.

③ 매신저 RNA 백신의 과학이론은 병인성 바이러스와 동일한 스파이크 단백질 조성에 필요한 mRNA를 사람에 주입함으로써 미래의 진짜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기능을 준비하는 원리에 있다. 이렇게 분자 차원의 면역 기능을 실험실에서 테스트하여 확보한 증거를 분석주의 실험실 증거라고 한다.

④ 미지의 바이러스 감염성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실험실 증거만으로는 인체 안전성 확보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안전하고 유효한 백신을 만드는 과정에서 동물, 소수 집단, 다수무작위 집단 등 3-4 단계의 임상시험은 필수적이다. 이런 임상시험의 결과는 통계적 임상증거로서 실질적 유효성을 인정받는다.


자연과학에서 예외란 무엇인가

① 앞의 과학적 증거②에서 볼 때 근대 철학자 데이비드 흄이 지적했듯이 한 마리의 ‘블랙스완’이 야생에서 발견되더라도 “모든 백조는 희다”라는 기존 과학이론이 당장 붕괴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런 블랙스완의 극소수 사례가 전지구적 재앙으로 되거나 개인 생명에 위협으로 될 우려가 있을 때 과학은 그 사례를 예외로 규정하지 않는다.

② 예를 들어 원자 크기 이하의 양자역학이나 초거대 우주과학, 야곱병이나 치매질환 등의 병리학과 대부분의 생리학, 혹은 방사능 관련 과학이론처럼 오랜 시간에 걸쳐 다중적이고 우회적 인과관계로서 그 결과가 미래에 발생하는 과학 분야에서 블랙스완의 사례는 단순 예외가 아니라 미래의 예방 지표 성질을 갖는다.


미확정 혹은 논쟁 중인 과학이론에 대한 현실 적용의 원칙 – 사전예방 원칙

① ‘무죄추정의 원칙’은 유죄 증거가 확실하지 않을 경우 확실한 유죄판결이 나기까지 피고인을 무고한 것으로 추정한다는 근대 형사법의 가장 중요한 원칙이다. 무죄추정원칙이 잠재적 피고인을 보호하는 것처럼 과학이론에서는 잠재적 피해자를 보호해야 하는 대원칙이 있는데, 철학자 한스 요나스가 1979년 공표한 ‘사전예방 원칙’Vorsorgeprinzip이 그것이다.

② 과학의 소산물이나 부산물이 인체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부작용의 복합 원인으로 추정될 경우 그리고 적은 확률의 발생이라도 그 부작용이 회복하기 어려운 사태를 초래할 수도 있을 경우, 사전에 부작용의 원인들을 차단하는 과학적-사회적 조치가 ‘사전예방 원칙’precautionary principle이다.

③ 예를 들어 음료수에 많이 들어간 아스파탐은 암 유발 연관 부작용이 오래 전부터 추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직접적인 근접 인과관계가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그동안 사용이 허가되어 왔다. 세계보건기구는 아스파탐을 ‘암 유발 가능 물질‘로 분류할 것이라고 하는데, 이런 결정은 전적으로 사전예방 원칙에 의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방사능 관련 후속조치 과정에서 사전예방 원칙은 인간을 보호하는 가장 실효한 접근법의 하나이다.



과학은 윤리(가치)와 무관한가?

지식 단위 수준에서 무관하지만, 지식 체계 수준에서는 인간에게 위험한 반가치를 낳을 수 있다. 2차 세계전쟁 전후 발생했던 이런 반가치, 반윤리의 과학을 알고 있다.

① 사례1: “유전정보는 염기서열에 결정된다”라는 과학명제 혹은 “DNA 이중나선은 아데닌A, 구아닌G, 사이토신C, 티아민T 4가지 염기의 수소결합으로 되어 있다” 등의 과학적 단위명제들은 인간적 윤리나 사회적 가치에 무관하지만, 이런 단위명제들로 구성된 지식체계는 인간의 욕망으로 악용되거나 관리오류를 낳아 자칫 우생학적 반윤리로 이어질 수 있다.

② 사례2: 비트코인같은 전자 암호화폐Cryptocurrency는 블록체인이라는 연결-복잡 알고리즘을 이용한 고도의 지능과학으로서, 블록체인 기술로 표현되는 분산 원장을 통해 탈중앙화와 집단지성 그리고 비종속 자율성이라는 과학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현실에서 볼 때 ‘테라’ 사태나 코인상장 비리처럼 암호화폐를 사고파는 코인거래소 현장에서 중앙화되고 시장 종속적이며, 크고 작은 비리가 연일 터지고 있다. 과학의 현실 적용에서 드러나는 도덕적 부정의를 무시한 채 인공지능 이론과학의 간판만 주창한다면 그런 이론은 박제화된 전시물에 지나지 않는다.

③ 사례3: 원자로의 안정성이 ‘과학적’이라고 주장하지만 그런 주장은 대체로 이론적인 경우이다. 원전 취급과정의 현실에서는 사람에 의한 안전사고 위험이 발생하고 있어서 과학적이라는 범위를 추상적이고 이론적인 범주에서 벗어나 현실적으로 설정해야 한다.


그 유명한 과학철학자 칼 포퍼가 말하는 과학과 비과학의 구분 기준은 무엇인가?

신념이나 교리 혹은 이념이나 도그마의 특징은 그 스스로 절대적 진리와 권위를 강조한다. 반면 과학은 현존하는 자신의 이론조차 스스로 수정될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자기의 이론이 절대적으로 옳으며 결코 틀릴 수 없다는 주장 자체가 비과학이라는 점을 포퍼는 강조한다.
기존의 과학 기준인 검증원리에 더불어 포퍼는 반증원리를 정초하여 과학과 비과학의 구획기준을 세웠다.


“과학적”의 조건을 체감하는 진짜 과학적 태도는 무엇인가?

① 칼 포퍼의 과학 기준처럼 자연에 숨겨진 미지의 지식이 현존의 지식을 대체할 수 있음을 인정하는 자세가 바로 과학적 태도의 핵심이다. 자기 과학 견해에 대한 절대적 확신감으로 인해 상대 과학 견해를 무시하고 비웃는 태도를 벗어나야 한다. 자연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무한한 정보를 갖고 있기 때문에 현재의 과학을 겸손하게 수용하는 태도가 과학적이다.

② 미신이나 예언 혹은 주술적 요소에 영향받은 의견과 주장들에서 과감하게 탈피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③ 권력과 권위 혹은 전통 이념 등의 확고한 신념에서 벗어나는 태도이다.

④ 과학의 진정한 목적은 이론 구성이 아니라 인간의 복지와 안녕을 기리는 데 있다는 의식이 진정한 과학적 정신이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과학적”인가?

① 일본 쿠로시오 해류가 태평양을 크게 우회하여 한반도에 도달한다는 이론은 말 그대로 교과서 안의 이론일 뿐이다. 현실로는 심해와 표층 해류의 특성이 다르고 표층수온과 기류에 따라 다른 결과를 가져오는 복합적 과학 인과론이 해류방향을 정한다.

② ALPS 방사능 물질 필터로 저장오염수의 오염인은 삼중수소만 남을 뿐이며, 그런 삼중수소량을 희석하면 자연 생성량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는 의견은 과학이론이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당연한 상식을 언급한 것이다. 삼중수소 저장량을 상대량으로 기준짓는 태도, 즉 절대량은 몰라도 희석된 상대량은 문제 없다는 웅변은 비인간적이고 심각한 비과학적 태도이다.

③ 알프스 설비를 통해서 세슘같은 고비중 방사능이 완전 분리된다는 주장을 수용하더라도, 2013년 알프스 설비 이전 방류된 세슘 등 핵물질의 해저면 잔존을 모르는 척하는 일은 원인-요소 등가 원칙을 어기는 비과학적 태도이다.

④ 삼중수소는 장애물 투과성이 낮기 때문에 인체에 일단 몸에 들어온 삼중수소는 우리 세포에 더 오랜 시간 머물면서 미지의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 생식세포에 미칠 생물학적 부작용의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서 사전예방 원칙은 필수적이다.


과학적이라고 하지만 비과학적 유사과학의 특징

①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제목의 과학 기사를 생산한다.

② 기업이나 기관의 이해관계로 엮인 경우가 많다.

③ 우연적 상관관계를 과학적 인과관계로 오도하여 그 결과가 다른 상황에서 재현되지 않을 수 있다.

④ 증거표본이 아주 적은 사실을 숨기거나 임상대상의 특정 표본을 마치 대표 표본처럼 보이게 한다. 혹은 대조군 비교가 없거나 자격미달의 대조군으로 실험한 경우도 많다.

⑤ 논문집필에 유리한 데이터들을 선택적으로 사용한다.

⑥ 내용보다 권위에 의존하며, 권력기관의 눈치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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